에코 페미니즘

그린비에서 <말, 살, 흙>이 나온다고 한다. 일각에서 에코 페미니즘을 너무 쉽게 조롱한다는 이야기를 듣고, 이런 저런 생각을 적어보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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1. 서구 사상에서 여성과 신체, 자연은 개념적으로 동일한 위치에 있다. 그러니 여성과 신체를 복권하는 과정에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재사유하지 않을 수는 없을 것이다. 고대 그리스에서 발생한 여성/ 신체/ 자연이 남성/ 정신/ 문명에 대해 갖는 착취적 관계가 지금까지 계승되고 있다는 것을 생각했을 때, 우리는 결국 온갖 장소에서 -자신의 신체에서도 - 제국주의를 발견할 수 있다. 따라서 여성/ 신체/ 자연을 이러한 지배로부터 해방하는 것은 따로 따로 독립적으로 이루어지기보다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고, 그것은 이 범주들을 뭉뚱그려서 취급하려는 압력 탓에 피할 수 없다. 결과적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신체를 가로지르는 이분법을 해체하려면 결국 제국주의에 반대하면서 개념쌍들의 관계를 최소한 동등한 것으로 재구성하지 않을 수 없을 것이다. 그 과정에서 오히려 여성 / 신체 / 자연이 보다 근본적이고 선행하는 범주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도 그렇게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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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. 그랬을 때, 여성 - 신체 - 자연의 관계가 헤게모니적인가, 아닌가에 대한 질문이 등장할 텐데, 만약 후자라면 그 결론으로서 이원적 체제를 수립하는 것을 주장할 수 있다. 하지만 전자라면 그들은 느슨한 연관을 가지며 연대의 가능성은 정치적으로 구성되고 발명되어야할 것이다. 여성이라는 요소가 갖는 문자성을 고정하고 속성을 부여하려는 시도는 본질주의적일 수 있으며 전략적으로는 환원을 피하기 어려워진다는 문제점이 있다. 그러나 한편으로는 굉장히 쉽게 받아들여지는 대중적 설명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.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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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개인적으로는 여성/ 신체/ 자연이 통으로 묶여서 이원적 체제를 구성하기보다는 헤게모니적 연관 속에서 "따로 또 같이"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연합된 전선을 이룬다는 설명이 더 능동적이고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. 여성과 신체와 자연 사이의 연결고리는 처음부터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구성되는 것이고, 그러기 위해서는 이들 매개하기 위한 적극적인 인지 노동이 필요해보인다. 부정적인 유사성의 관계에 저항하는 담론을 구성한다는 의미에서도 그렇다.